2013년 6월 11일 화요일

리뷰_약탈적 금융사회



제목부터 강렬하다. 약탈적이라니 무시무시한 어감인데, 책을 읽고 보면 정말로 금융사회가 그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금융기관은 소수의 기업(재벌)들을 위한 각종 이익을 다수의 중산층과 힘겨운 저소득층에서 미래의 노동에 대한 대가를 약탈해간다.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은행들은 우리의 돈을 저축하는 기관에서 달디 단 유혹으로 빚을 권하다 갚을 능력이 잠시 주춤한다 싶으면 가차없이 나락의 끝으로 밀어버린다. 이러한 은행들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은 금융정보에 무지한 우리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박탈한 채 미래에 대한 절망만을 가득 안겨주고 있다.
이런 캄캄한 어둠 속의 지뢰 밭과 같은 현실을 들춰보자면 사회 구조가 단단히 어긋나 있음을 이 책에서 지적한다. 감당 못할 빚을 낸 개인에게 내 탓만을 강요할 게 아니라 개인들이 어째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빚을 내게 되는지 상황들을 설명하며 특히 대한민국에서 채무자에게만 반드시 빚을 내서라도 빚을 갚게 하는 구조를 잘 설명한다. 더 나아가 금융기관의 윤리의식이나 의무가 부재인 상태에서 무한한 권리만을 누리는 부조리를 꼬집고, 정부의 빚은 다시 빚으로 쳇바퀴만 돌리는 안일한 대책도 성토한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자산은 제로섬이라고 볼 수 있다. 아니, 나는 그렇다고 확신하는 편이다. 소수의 재벌기업들이 벌어들인 자산은 다수 중산층과 그 아래 저소득층들이 피땀으로 모아둔 부동산이나 자본들에 그치지 않고 미래의 노동대가마저 뺏어가고 있지 않은가.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유럽열강들이며 미국이나 일본이 현재에도 많은 부를 축적하게 된 건 아프리카와 아시아식민지들에게서 착취한 자원이며 노동력 덕분이 아닐까. 식민지의 고통은 후대에도 이어져 오늘날에도 제3세계에 머물러 경제적 궁핍은 현재진행형이다.
조금 멀리 나가서 생각했지만, 이 책 덕분에 내 경제관념을 돌아보게 되고 앞으로의 소비생활을 바짝 긴장하게 됐다.
“X달 만에 10억 만들기”, “100억 주식부자등의 달콤한 돈 불리기 책보다 현재의 내 소득이 얼마며, 얼마의 빚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왜 저축이 중요한지를 가슴 깊이 새겨주는 필독서라고 추천하고 싶다.